은퇴 후 생활비는 국민연금, IRP, 연금저축, ISA, 일반 예금·ETF 계좌 등 여러 곳에서 조금씩 꺼내 쓰게 된다. 이때 어느 계좌에서 먼저 꺼내느냐에 따라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계좌별 세금 구조를 정리하고,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인출 순서를 살펴본다.
많은 사람이 잔액이 많거나 접근하기 쉬운 계좌부터 쓴다. 하지만 그게 항상 가장 유리한 선택은 아니다. 예를 들어 IRP와 일반 계좌를 동시에 갖고 있을 때, 일반 계좌의 예금을 먼저 쓰고 IRP는 나중에 쓰면 IRP 안에서 더 오래 운용되면서 과세 이연 효과를 더 누릴 수 있다.
인출 순서를 정하기 전에 각 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 세금과 건보료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 계좌 유형 | 인출 시 세금 | 건보료 포함 여부 | 비고 |
|---|---|---|---|
| 국민연금(공적연금) | 연금소득세, 원칙적으로 종합과세 | 포함(50% 반영) | 5대 공적연금 중 하나 |
| IRP(퇴직금 원금) | 퇴직소득세 감면 30~50% | 건보료 산정 대상 아님 | 연금으로 받으면 감면 적용 |
| IRP(운용 수익) | 연금소득세 3.3~5.5% | 건보료 산정 대상 아님 | 사적연금 1,5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 선택 가능 |
| 연금저축 | 연금소득세 3.3~5.5% | 건보료 산정 대상 아님 | 사적연금 1,5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 선택 가능 |
| ISA(만기 인출) | 추가 세금 없음 | 산정 제외 | 비과세·분리과세 처리 완료 후 인출 |
| 일반 계좌 예금 | 원금 인출 시 세금 없음 | 이자 발생 시 포함 | 이자에 15.4% 원천징수 |
| 일반 계좌 ETF | 국내 주식형은 매매차익 비과세 | 배당·분배금 포함 | 해외 ETF 매매차익은 별도 과세 |
| 연금저축·IRP 미공제 원금 | 세금 없음 | 산정 대상 아님 | 세액공제 받지 않은 납입분 |
여기서 핵심적으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사적연금(IRP·연금저축)에서 받는 연금소득은 수령액 규모나 과세 방식과 무관하게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이 아니다. 현재 건강보험료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5대 공적연금소득에만 부과되고, 민간 금융기관의 사적연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같은 1,500만 원이라는 기준선이 세금(종합과세 여부)과 건보료(산정 포함 여부)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금 측면에서는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건보료 측면에서는 사적연금이라면 금액과 무관하게 영향이 없다.
세금 부담과 건강보험료를 함께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순서가 일반적으로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개인의 자산 구성과 소득 상황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
IRP와 연금저축을 상대적으로 뒤로 미루는 이유는 이렇다. 인출하지 않는 동안 운용 수익에 세금이 붙지 않아 과세 이연 효과가 누적되고, 나이가 들수록 적용 세율도 낮아진다(70세 이상 4.4%, 80세 이상 3.3%). 가능하다면 천천히, 늦게 꺼내는 쪽이 세금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
사적연금(IRP+연금저축) 수령액 합계가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그 초과 여부와 무관하게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기준은 2024년부터 적용된 것으로, 그 이전(2023년까지)의 1,200만 원 기준을 다루는 자료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이 1,500만 원 기준은 어디까지나 소득세 신고 방식에 관한 기준이지, 건강보험료 부과 여부와는 무관하다. 사적연금은 1,500만 원을 넘기든 안 넘기든, 분리과세를 택하든 종합과세를 택하든 건강보험료 산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금액과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종합과세 대상이고, 수령액의 50%가 건보료 산정 소득에도 반영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월 80만 원(연 960만 원)과 IRP 연금 월 50만 원(연 600만 원)을 함께 받는다면, 합산 연금소득은 1,560만 원이 된다. 다만 이 중 국민연금 960만 원은 그 자체로 원칙적 종합과세 대상이고, IRP 600만 원은 사적연금 1,500만 원 기준 이하라 분리과세로 끝낼 수 있다. 즉 “합산이 1,500만 원을 넘으니 전부 종합과세”라고 단순화하면 안 되고,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각각 따로 판단해야 한다.
| 인출 유형 | 건보료 영향 | 전략 |
|---|---|---|
| 예금 원금 인출 | 없음 | 적극 활용 가능 |
| ISA 만기 인출 | 없음 | 적극 활용 가능 |
| IRP·연금저축 연금 수령 | 없음(사적연금) | 수령액 규모와 무관 |
| 국민연금 수령 | 연금소득의 50% 반영 | 다른 소득과의 합산 관리 필요 |
| 금융소득(이자·배당) | 연 1,000만 원 초과 시 전액 반영 | ISA로 일부 이동, 2,000만 원 이하 유지 |
| 자녀 피부양자 등록 상태 | 합산소득 2,000만 원 초과 시 자격 상실 | 소득 구조 전반 관리 필요 |
현재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다면, 사적연금 자체는 피부양자 소득 기준(연 2,000만 원)에 포함되지 않지만, 국민연금이나 금융소득은 포함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연 1,000만 원을 넘으면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에 전액 반영되므로, 이 부분을 ISA로 옮겨 관리하는 게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매년 연초에 그해 예상 소득을 계산해본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IRP·연금저축 인출 예정액, 금융소득(이자·배당 예상치)을 합산해서 1,500만 원(사적연금)과 2,000만 원(금융소득·피부양자) 두 기준선을 넘는지 미리 확인한다.
연금 수령액은 필요 생활비를 기준으로 역산한다. 부족한 생활비를 사적연금에서 충당하되, 합산 한도를 넘긴다면 종합과세냐 16.5% 분리과세냐를 미리 비교해본다.
초과분은 ISA·예금 원금·세액공제 미적용 원금에서 우선 충당한다. 사적연금 합산액을 굳이 늘리지 않고도 세금 없는 자산에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다.
금융소득 2,000만 원 기준도 함께 관리한다. 이자·배당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피부양자 자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ISA를 적극 활용해 금융소득 규모를 조절한다.
나이가 들수록 IRP·연금저축 수령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70세 이상 4.4%, 80세 이상 3.3%로 세율이 낮아지므로, 일반 계좌 자금을 먼저 소진하고 사적연금은 나이가 들어 더 낮은 세율로 인출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ISA 만기 자금을 IRP·연금저축으로 이전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이전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추가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은퇴 후 자금 인출은 “세금·건보료가 없는 자원부터, 저율 과세 자원은 나중에”라는 원칙을 기본으로 삼되, 사적연금과 공적연금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정확히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사적연금은 1,500만 원을 넘기더라도 건강보험료에는 영향이 없지만, 국민연금은 금액과 무관하게 건보료 산정에 일부 반영된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본인의 소득 구조에 맞춰 인출 계획을 세운다면, 같은 자산으로도 세후 실수령액을 더 키울 수 있다.
이 글은 2026년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실제 인출 계획 수립 전에는 개인 상황에 맞는 세무사·금융기관 상담을 권장합니다. 세법과 건강보험 관련 제도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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