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이나 목돈을 ELS에 투자하는 은퇴자라면 한 번쯤 “법인을 세워서 투자하면 세금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거다. 실제로 금융소득이 큰 경우 법인 활용을 검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5억 원을 ELS에 투자해서 연 5,000만 원의 수익이 났다고 가정하고, 개인으로 받을 때와 법인을 세워 급여로 인출할 때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는지 직접 계산해본다.
먼저 짚고 넘어갈 핵심 전제가 있다. ELS 같은 상품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은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으로 합산되어 최대 49.5%(지방세 포함)까지 과세될 수 있어서, 이런 경우 법인을 활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에서도 통용되는 일반론이다. 다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게 있다. 법인의 낮은 세율은 법인의 세금이지, 투자자 개인의 세금이 아니다. 결국 법인이 번 돈을 투자자가 가져가려면 급여나 배당 형태로 분배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또 한 번 세금이 발생한다. 이 이중 구조를 정확히 계산해야 진짜 유불리가 보인다.
ELS 수익 5,000만 원이 지급될 때 일단 배당소득세 15.4%(770만 원)가 원천징수된다. 이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서 정산하는데, 금융소득종합과세는 2,000만 원까지는 원천세율(14%)을 적용하고 초과분(3,000만 원)에는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비교과세 방식을 쓴다. 직접 계산해보면 산출세액은 약 730만 원, 지방소득세를 더한 실질 소득세 부담은 약 800만 원 안팎이다.
여기에 건강보험료도 추가된다. 다른 소득이 없다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데, 금융소득은 일정 기준 이상일 때 건강보험료 산정 소득에 반영된다. 5,000만 원 수준의 금융소득이라면 연간 200만 원 안팎의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정확한 금액은 개인의 다른 재산·소득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65세이므로 국민연금 의무 납부는 없고,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한 세무사 비용(연 30~50만 원 수준)을 더하면 총 비용은 대략 1,000만 원 안팎, 세후 실수령액은 약 4,000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법인을 설립해서 ELS 수익을 법인 명의로 귀속시키고, 본인이 대표이사로서 급여를 받는 구조다. 급여 수준에 따라 세금 구조가 크게 달라지므로 월 200만 원(연 2,400만 원)과 월 350만 원(연 4,200만 원) 두 가지로 나눠 계산해봤다.
급여, 사업주 부담 4대보험, 법인 운영비(세무·기장 비용 등)를 합한 약 2,780만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면, 법인 과세표준은 약 2,220만 원이다. 2026년 인상된 법인세율(11%, 지방세 포함 약 12.1%)을 적용하면 법인세는 약 269만 원이고, 법인 안에 남는 유보금은 약 1,953만 원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급여 2,400만 원에서 근로소득세(세액공제 반영 후 약 10~20만 원 수준)와 근로자 부담 건강보험료(연 약 97만 원)를 뺀 약 2,288만 원을 실수령한다.
급여 실수령(2,288만 원)과 법인 유보금(약 1,953만 원)을 합치면 합산 실질 자산은 약 4,241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다만 이 유보금은 법인 안에 묶여 있는 돈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급여를 높이면 법인에 남는 돈이 줄어드는 대신 법인세 부담도 줄어든다. 급여와 4대보험, 운영비를 합한 비용이 약 4,660만 원이면 법인 과세표준은 약 350만 원 수준으로 줄어, 법인세는 약 40만 원 정도로 미미해진다.
개인은 급여 4,200만 원에서 근로소득세(약 130만 원 수준)와 건강보험료(연 약 170만 원)를 뺀 약 3,900만 원을 실수령한다. 법인 유보금은 약 310만 원 정도로 적다. 급여와 유보금을 합치면 합산 실질 자산은 약 4,210만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 구분 | 개인 수령 (A) | 법인+급여200만 (B-1) | 법인+급여350만 (B-2) |
|---|---|---|---|
| 소득세·법인세 합계 | 약 800만 원 | 법인세 269만 + 근로세 약 15만 = 약 284만 원 | 법인세 약 40만 + 근로세 약 130만 = 약 170만 원 |
| 건강보험료(개인 부담) | 약 200만 원(지역가입자) | 약 97만 원(직장가입자) | 약 170만 원(직장가입자) |
| 사업주 부담 건보(법인 비용) | 없음 | 약 100만 원 | 약 170만 원 |
| 법인 운영비 | 약 40만 원(세무사) | 약 280만 원 | 약 280만 원 |
| 총 비용 | 약 1,000만 원 | 약 750만 원 | 약 790만 원 |
| 개인 실수령액 | 약 4,000만 원 | 약 2,288만 원 + 유보 1,953만 원 | 약 3,900만 원 + 유보 310만 원 |
| 합산 실질 자산 | 약 4,000만 원 | 약 4,241만 원 | 약 4,210만 원 |
단순 합산 자산만 비교하면 법인 시나리오(B-1, B-2)가 개인 수령보다 연 200만 원 안팎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이 비교에는 반드시 짚어야 할 전제가 있다.
유보금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B-1 시나리오의 법인 유보금 약 1,953만 원은 법인 안에 묶여 있는 돈이다. 이 돈을 개인이 실제로 쓰려면 배당이나 추가 급여, 퇴직금 형태로 다시 인출해야 하고, 배당으로 받으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즉 위 비교표의 “합산 실질 자산”은 유보금을 인출하지 않고 법인 안에 그대로 둔다는 전제하의 숫자다. 당장 쓸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이 비교는 의미가 퇴색된다.
1인 법인 대표이사 급여는 세무조사 리스크가 있다. 이 부분이 원본 정보에서 가장 강조가 부족했던 지점인데, 실제로 중요한 함정이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원 보수는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형식적 절차를 갖춰야 하고, 그 절차가 없으면 급여의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원칙이다. 실제로 한 1인 주주 법인 대표가 월 1,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가, 지급 근거가 미비해 세무조사에서 초과분 전액이 손금 불산입되고 가산세까지 부과된 사례도 있다. 단순히 “투자로 번 돈이니 급여로 받으면 되겠지”라는 접근은 위험할 수 있고, 사전에 정관·주주총회 의사록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업무 기여도에 비춰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수준의 급여인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법인이 투자 행위만 한다면 사업 실질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ELS 투자만 하는 법인이 대표이사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라면, 그 급여가 실제 경영 활동의 대가인지 과세당국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투자 운용이나 자산관리 업무를 법인이 실질적으로 수행한다는 근거를 마련해두는 게 안전하다.
법인 운영에는 지속적인 고정비와 행정 부담이 따른다. 세무·기장 비용 외에도 결산, 주주총회 의사록 작성 같은 행정 절차가 매년 필요하다. 단순히 세금 비교만으로 결정하기보다, 이런 운영 부담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금만 놓고 보면 법인 활용이 연 200만 원 안팎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 차이는 유보금을 인출하지 않는다는 전제, 그리고 급여가 세무상 정당하게 인정받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5억 원 규모의 투자에서 연 200만 원 차이를 위해 법인 설립과 운영, 세무조사 리스크까지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문제다.
오히려 더 확실한 절세 수단을 먼저 검토하는 게 나을 수 있다. ELS 수익을 ISA 계좌에 담으면 일정 한도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를 활용하면 과세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법인 설립은 이런 절세계좌 활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도 여력이 남는 고액 자산가가, 장기적으로 사업 확장이나 자산 승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때 고려할 만한 선택지에 가깝다.
5억 원 ELS 투자를 두고 개인과 법인을 비교하면, 단순 세율 차이만 보면 법인이 유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보금 인출 시 추가 과세, 급여의 세무상 정당성, 법인 운영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진짜 유불리가 보인다. 이 정도 규모라면 법인 설립 전에 ISA·연금계좌 같은 절세계좌부터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 먼저 점검하고, 그래도 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세무사와 함께 급여 책정과 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게 안전하다.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세율 기준 단순화한 추정치입니다. 실제 세금은 개인의 다른 소득 유무, 부양가족 수, 각종 공제 항목, ELS 상품의 정확한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법인 급여의 비용 인정 여부는 과세당국의 개별 판단에 따르므로, 법인 설립과 운영 전 반드시 공인 세무사와 충분히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특정 투자나 절세 방법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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