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궈온 자산을 자녀에게 온전히 물려주려면, 투자와 절세 못지않게 ‘상속 설계’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수십억 자산가들만의 고민이었지만,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집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이 되는 경우가 생겼다. 2026년 현행 기준으로 상속세 구조, 공제 한도, 재원 마련 전략을 정리한다.
상속세는 돌아가신 분(피상속인)의 재산 전체에 부과된다. 세금을 줄이는 핵심은 ‘얼마나 많이 공제받느냐’에 달려 있다.
① 일괄공제 5억원
기초공제(2억원)와 인적공제(자녀 1인당 5,000만원 등)를 합산한 금액이 5억원보다 적다면, 일괄적으로 5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자녀가 아주 많거나 장애인 공제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이 일괄공제를 선택한다.
②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 (최대 30억원)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일괄공제 외에 배우자공제가 추가된다. 배우자가 실제 법정상속분을 상속받지 않더라도 최소 5억원이 공제된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는 금액이 크다면 최대 30억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이 둘을 합치면, 배우자+자녀가 함께 있는 경우 최소 10억원이 공제된다. 반면 배우자 없이 자녀만 있다면 일괄공제 5억원이 한도다.
③ 기타 공제 — 놓치기 쉬운 추가 항목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5억원 | 20% | 1,000만원 |
| 5억~10억원 | 30% | 6,000만원 |
| 10억~30억원 | 40% | 1억 6,000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 6,000만원 |
정부가 자녀 1인당 공제를 현행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2026년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야당은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7~10억원으로 올리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산취득세(피상속인 전체 재산이 아닌 각 상속인이 받은 재산에 과세)로의 전환 방안도 논의 중이지만, 마찬가지로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 상속을 준비하고 있다면 현행법 기준으로 설계하는 게 안전하다. 개편안이 통과되면 이후에 전략을 조정하면 된다.
공제를 적용한 실제 세금을 직접 계산했다. 배우자공제는 최소 5억원(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지 않는 경우)을 적용했다.
| 상황 | 총 자산 | 적용 공제 | 과세표준 | 예상 상속세 |
|---|---|---|---|---|
| 서울 15억 아파트, 배우자+자녀 | 15억원 | 10억원 | 5억원 | 약 9,000만원 |
| 서울 20억 아파트, 배우자+자녀 | 20억원 | 10억원 | 10억원 | 약 2억 4,000만원 |
| 서울 20억 아파트, 자녀만(배우자 없음) | 20억원 | 5억원 | 15억원 | 약 4억 4,000만원 |
| 총 자산 30억원, 배우자+자녀 | 30억원 | 10억원 | 20억원 | 약 6억 4,000만원 |
같은 20억 자산이라도 배우자 생존 여부에 따라 세금이 약 2억4,000만원 vs 4억4,000만원으로 2억원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다. 이 수치들은 공제를 기본 항목만 적용한 단순 계산이다. 동거주택 공제·금융재산 공제를 추가로 받으면 실제 세금은 더 줄어든다.
문제는 세금 자체보다 현금 유동성이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으면 자녀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집을 급매로 처분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미리 현금 재원을 만들어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종신보험의 계약자와 수익자를 ‘자녀’로, 피보험자를 ‘부모님’으로 설정한다. 이 구조에서 부모님 유고 시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은 자녀의 고유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어 상속 재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고, 자녀는 이 현금으로 즉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정확히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보험료를 실제로 자녀가 납부해야 한다. 부모님이 자녀 명의 보험의 보험료를 내주면 그 금액 자체가 증여로 간주될 수 있다. 보험료 납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소득 증빙으로 남겨두는 게 중요하다. 또한 모든 종신보험이 자동으로 상속 재산에서 제외되는 건 아니므로, 계약 구조를 설계할 때 세무사와 사전에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사전 증여는 상속세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수단이다. 배우자에게는 10년에 6억원, 성인 자녀에게는 10년에 5,000만원,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에 2,000만원까지 증여세 없이 이전할 수 있다.
핵심 원칙이 있다. 상속 개시 전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은 상속 재산에 합산되어 상속세 계산에 포함된다. 그러나 합산할 때는 증여 당시의 가액으로 계산하므로, 그 이후에 오른 가치 상승분은 상속세 계산에서 빠진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3억원이었던 아파트가 지금 8억원이 됐다면, 상속세 계산에는 3억원만 합산된다는 의미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이 있다. 10년이 지난 증여분은 상속 재산에 합산되지 않는다. 건강할 때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게 유리한 이유다. 자녀를 위한 장기 증여 전략과 시뮬레이션은 이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금융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 자산은 상속 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고, 앞서 살펴본 금융재산 상속공제(최대 2억원)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ISA·연금계좌에 쌓인 자산은 상속 시에도 세금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전체 자산 구성을 미리 점검해두는 게 좋다. 절세 계좌를 활용한 자산 관리 전략은 이 글을 참고할 수 있다.
자산이 많든 적든, 사후에 자녀들 사이의 상속 분쟁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유언대용신탁: 금융기관에 자산을 맡기고 사후에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지 미리 정해두는 제도다. 일반 유언장보다 강력한 집행력을 갖는다. 특정 나이 이후에 지급하거나, 생활비 명목으로 나눠 지급하는 조건을 설정할 수도 있어 자녀의 낭비를 방지하는 데도 활용된다.
유류분 청구 대비: 특정 자녀에게 더 많은 자산을 주고 싶더라도, 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직계비속·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은 다른 상속인들이 ‘유류분’으로 청구할 권리가 있다. 특정 자녀에게 집중해서 증여하거나 유증했다면 나중에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이 생길 수 있다. 공증을 통해 증거를 남겨두고 세무사·법무사와 함께 설계하는 게 안전하다.
자금 출처 조사 대비: 자녀가 30대에 고가 주택을 취득하면 국세청이 반드시 자금 출처를 확인한다.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신고해둔 증여 내역이 자녀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패다. 미성년 자녀 명의 계좌에 돈을 넣어두더라도, 증여 신고 없이 이를 자녀의 자금 출처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가족법인을 통한 자산 이전 전략은 이 글에서 다뤘다.
지금 당장 확인할 것들
전문가와 상담해야 할 것들
성공적인 투자가 ‘공격’이라면, 상속 설계는 ‘수비’의 정점이다. 내가 평생 일궈온 자산이 세금과 가족 분쟁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현행 공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재원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상속세 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금은 현행법 기준으로 설계하고 법 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접근이다. 개인별 자산 구조와 가족 상황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세무사·법무사와 함께 맞춤형 설계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은 2026년 5월 기준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상속세 개편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사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법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속·증여 계획은 반드시 세무사 및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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