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면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해준다. 그런데 DB형인지 DC형인지도 모르고, 심지어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모르는 채 수년이 지나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은 2025년 말 기준 적립금이 501조원을 넘어섰고,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납입금으로도 수익률이 최대 10배 이상 차이난다. 지금 내 퇴직금이 어떤 유형인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정확히 정리한다.
퇴직급여 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구분이 근로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 구분 | 퇴직금 제도 (법정 퇴직금) | 퇴직연금 제도 (DB·DC·IRP) |
|---|---|---|
| 적립 방식 | 사내 적립 (회사 내부 자금·충당금) | 사외 적립 (외부 금융기관에 납입) |
| 회사 도산 시 | ⚠️ 지급 위험 (임금채권 순위 경쟁) | ✅ 금융기관에 보관되어 안전 |
| 운용 주체 | 회사 | DB: 회사 / DC·IRP: 근로자 |
| 현황 | 아직 일부 사업장 유지 중 | 2024년 기준 도입률 26.5% |
**퇴직금 제도(사내 적립)**는 회사 장부에만 기록되는 충당금 형태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 2023년 신고된 임금체불액 1조 7,845억원 중 38.3%인 6,838억원이 퇴직금 체불이었다.
퇴직연금 제도는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은행·증권사·보험사)에 의무 납입하므로, 회사가 도산해도 근로자가 적립금을 안전하게 수령할 수 있다.
2026년 2월 노사정 합의: 퇴직금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합의했다. 아직 법 개정과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모든 사업장의 퇴직금이 외부 금융기관에 의무 적립될 방향이다.
퇴직연금 제도 안에서의 유형이 DB형·DC형·IRP다.
| 유형 | 누가 운용하나 | 수령액 | 핵심 |
|---|---|---|---|
| DB형 (확정급여형) | 회사 |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 | 회사가 리스크 부담 |
| DC형 (확정기여형) | 근로자 본인 | 운용 실적에 따라 변동 | 근로자가 직접 운용 |
| IRP (개인형퇴직연금) | 근로자 본인 | 운용 실적에 따라 변동 | 퇴직금 수령·추가납입 겸용 |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운용 방법도 회사가 결정한다. 근로자는 퇴직 시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만큼을 확정 수령한다. 운용 결과가 나쁘더라도 그 손실은 회사가 부담하고, 근로자는 약속된 금액을 그대로 받는다.
예를 들어 퇴직 직전 월 평균임금이 500만원이고 25년 근무했다면, 1억 2,500만원을 수령한다. 중간에 운용 수익률이 얼마였는지는 전혀 상관없다.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또는 그 이상)을 근로자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한다. 이후 운용은 근로자 본인이 결정한다. 수익이 나면 그만큼 더 받고, 손실이 나면 그만큼 적게 받는다.
위험자산(ETF·펀드 등)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 나머지 30%는 예금·채권형 등 안전자산으로 유지해야 한다. 단, 적격 TDF(타깃데이트펀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 내부적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 사실상 위험자산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IRP는 두 가지 용도로 쓰인다. 첫째, 퇴직 시 퇴직금을 수령하는 의무 이전 계좌다. 퇴직금은 반드시 IRP로 먼저 받아야 퇴직소득세 과세이연 혜택을 받는다. 둘째, 재직 중 추가 납입으로 세액공제(연금저축 합산 연 900만원 한도, 13.2~16.5% 환급)를 받는 용도다.
IRP 안에서의 운용 방식은 DC형과 동일하다. 근로자 본인이 직접 ETF·펀드·예금 중에서 선택해 운용하며, 위험자산 70% 한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501조 4,000억원으로, 2024년 말(431조 7,000억원)보다 16.1% 증가했다. 2026년 1분기 말에는 508조 7,000억원을 돌파했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5년 퇴직연금 통계)
DB형 적립금의 과반 점유율이 2025년 처음으로 무너졌다. DB형 비중은 46.1%로 하락했으며, 2026년 1분기 말에는 43.6%까지 떨어졌다. 반면 DC·IRP를 합친 비중은 56.4%로 상승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
| 유형 | 2024년 말 | 2025년 말 | 2026년 1분기 |
|---|---|---|---|
| DB형 | 50.2% | 46.1% | 43.6% |
| DC형 + IRP | 49.8% | 53.9% | 56.4% |
DB형 점유율이 꾸준히 줄어들고 DC·IRP로 자금이 이동하는 구조적 흐름이 뚜렷하다.
2025년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5년 퇴직연금 통계)
2026년 1분기 DC형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실적배당형) 기준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24.47%였고, IRP는 22.74%를 기록했다. 반면 DB형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8.73%였다. (출처: 금융감독원 2026년 1분기 퇴직연금 비교공시)
| 유형 | 운용 방식 | 최근 1년 수익률(2026년 1분기 기준) |
|---|---|---|
| DC형 | 원리금 비보장(실적배당형) | 24.47% |
| IRP | 원리금 비보장(실적배당형) | 22.74% |
| DB형 | 회사 운용(안전자산 위주) | 8.73% |
| DC형·IRP | 원리금 보장형(예금 등) | 약 2%대 |
주의: 24%대 수익률은 2025년 이후 코스피 급등의 영향을 받은 단기 수치다. 장기 평균과는 다를 수 있다.
전체 수익률 6.47%에는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다. 가입자 절반은 물가상승률 수준인 2%대 수익률에 머물렀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5년 퇴직연금 통계) DC형이나 IRP에 가입했어도 아무것도 운용하지 않고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한 경우다. DC형·IRP의 높은 수익률은 적극적으로 ETF·펀드를 선택한 상위 가입자들이 끌어올린 평균이다.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금액은 2025년 말 기준 48조 7,000억원으로 2024년 말(21조원)보다 133.3% 급증했다. TDF 투자도 급증해 2025년 말 기준 20조 1,000억원으로 2024년 말보다 50% 증가했으며, 수익률은 13.7%를 기록했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5년 퇴직연금 통계)
회사가 DB·DC 중 선택권을 준다면 다음 기준으로 판단한다.
DB → DC 전환은 가능하지만, DC → DB 역전환은 불가능하다. 전환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DC형이나 IRP에 가입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디폴트옵션(기본 운용 방법)**이 적용된다. 2022년 7월부터 시행된 디폴트옵션 제도에 따라, 근로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한 기본 상품으로 자동 투자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원리금보장형부터 TDF(위험·중립·안정형) 등 4단계로 나뉜다. 회사(사업자)가 제시한 옵션 중 본인이 선택해야 하며, 선택하지 않으면 가장 낮은 위험도의 상품(사실상 초저금리 예금)으로 들어간다.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것: 퇴직연금 사업자 앱(증권사·은행·보험사)에 로그인해서 현재 적립금이 어떤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원리금보장형 예금” 한 개에 전액이 들어가 있다면 수익률이 2%대일 가능성이 높다.
퇴직할 때 퇴직소득세 처리는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DB형: 퇴직 시 회사(또는 금융사)가 퇴직급여를 산정해 개인형 IRP로 이전한다. 원천징수의무자는 회사다. IRP로 이전하면 퇴직소득세가 과세이연되어 이전 시점에는 세금을 떼지 않는다.
DC형: 퇴직 시 적립금 전액이 개인형 IRP로 이전된다. DC형은 퇴직연금사업자(금융사)가 원천징수의무자다. 세금 계산·신고·납부 모두 금융사가 처리하며, IRP로 이전하면 과세이연이 적용된다.
법정 퇴직금(사내 적립): 회사가 퇴직금을 산정하고 원천징수 후 IRP로 이전한다. 퇴직연금에 미가입한 회사도 2022년 4월 14일부터 퇴직급여를 반드시 개인형 IRP 계좌로 지급해야 한다. 퇴직연금 미가입 사업장은 금융기관에 과세이연 등록 요청 후 근로자의 IRP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이다.
| 수령 방식 | 퇴직소득세 처리 |
|---|---|
| IRP로 이전 | 이전 시점 세금 없음(과세이연) → 수령 시 과세 |
| 일시금 직접 수령 | 퇴직소득세 즉시 원천징수 후 수령 |
일시금으로 직접 받는 경우: 엄밀히는 IRP 계좌를 거쳐서 즉시 해지하는 방식이다. 퇴직소득세가 계산·원천징수된 잔액만 통장으로 들어온다. IRP를 유지하지 않으면 과세이연 혜택이 없다.
IRP를 유지하고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수령 연차에 따라 감면된다.
| 연금 수령 연차 | 퇴직소득세 부담 |
|---|---|
| 1~10년차 | 퇴직소득세의 70% (30% 감면) |
| 11~20년차 | 퇴직소득세의 60% (40% 감면) |
| 21년차 이후 | 퇴직소득세의 50% (50% 감면, 2026년 신설) |
IRP 안에 개인이 추가 납입한 세액공제분과 그 운용수익은 퇴직소득세가 아닌 **연금소득세(3.3~5.5%)**가 적용된다. 퇴직급여 재원(사용자 납입분)과 개인 납입분은 세금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퇴직 시 퇴직금을 일반 통장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즉시 전액 납부해야 한다. IRP로 이체하면 다음 세 가지 혜택이 생긴다.
퇴직금을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는 이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은행 260조 5,000억원(52%), 증권사 131조 5,000억원(26.2%), 보험사 104조 6,000억원(20.9%) 순이다. 증권사 비중이 2024년 24.1%에서 2.1%포인트 상승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2025년 퇴직연금 비교공시)
ETF 직접 매매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낮은 증권사로의 이동이 지속되는 추세다. DC형과 IRP에서 적극적으로 ETF를 담고 싶다면 증권사가 유리하다. 2024년 10월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되어, 기존 사업자에서 다른 사업자로 보유 상품을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① 내 퇴직연금 유형 확인: 회사 HR 담당자 또는 퇴직연금 사업자 앱에서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한다.
② 현재 운용 상품 확인: DC형·IRP라면 현재 어떤 상품으로 운용 중인지 확인한다. 원리금보장형 예금 하나에 전액이 들어가 있다면 디폴트옵션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한다.
③ IRP 개설 여부 확인: DB형·DC형에 가입 중이어도 IRP를 별도 개설해 세액공제(연 최대 148.5만원)를 챙길 수 있다. 아직 IRP가 없다면 지금이 개설할 시점이다.
이 글은 2026년 금융감독원·고용노동부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개인의 상황에 따른 최적 전략은 금융기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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