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억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처음엔 안도감이 든다. 그런데 잠시 후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예금에 넣자니 이자가 너무 낮고, 주식에 넣자니 불안하고, IRP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뭐가 유리한지 모르겠다.
이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같은 1억원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10년 후 세후 수령액이 수천만원 차이가 난다. 더 중요한 건, 퇴직금을 일반 통장으로 받아버리면 IRP로 이전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퇴직 직후 60일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퇴직소득세는 퇴직금의 규모와 근속연수에 따라 계산되는 분류과세다.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가 커서 실제 세금은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나올 수 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퇴직금을 IRP로 이체하면 이 세금 납부가 수령 시점까지 미뤄진다(과세이연). 그리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원래 퇴직소득세보다 훨씬 적은 세금만 낸다.
IRP 계좌로 이전 후 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의 70%만 납부(30% 감면), 연금 수령 기간 10년 초과 시 퇴직소득세의 40% 감면(60%만 납부)이 적용된다. 여기에 2026년 1월 1일 이후 연금 수령분부터는 21년차 이후 수령액에 대해 퇴직소득세를 50%까지 감면해 주는 구간이 신설됐다.
| 수령 방식 | 퇴직소득세 부담 |
|---|---|
| 일시금으로 직접 수령 | 전액 퇴직소득세 납부 |
| IRP 이체 후 연금 수령 1~10년차 | 퇴직소득세의 70% (30% 감면) |
| IRP 이체 후 연금 수령 11~20년차 | 퇴직소득세의 60% (40% 감면) |
| IRP 이체 후 연금 수령 21년차 이후 | 퇴직소득세의 50% (50% 감면, 2026년 신설) |
퇴직소득세가 750만원이라면, 연금 수령 10년 이상 유지 시 약 300만원을 아낀다. 21년 이상 나눠 받으면 375만원을 아낀다. 오래 나눠 받을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므로, 당장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55세가 되는 즉시 최소 금액(1만원 이상)이라도 연금 수령을 개시해 수령 연차를 쌓아두는 전략이 유리하다.
중요한 절차 하나: 퇴직금을 일반 통장으로 먼저 받으면 IRP 이전이 어려워진다. 퇴직 전에 미리 IRP 계좌를 개설해두고, 퇴직금은 처음부터 IRP로 받는 것이 순서다.
퇴직금을 담는 가장 효율적인 그릇이다. 퇴직소득세 과세이연, 운용수익 과세이연, 연금 수령 시 저율 과세 세 가지 혜택이 한꺼번에 적용된다.
IRP의 가장 큰 단점은 자금이 완전히 묶인다는 것이다. 55세 전에는 법정 사유가 없으면 꺼낼 방법이 없다. 중도 해지 시에는 세액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에 16.5% 기타소득세가 추징된다.
IRP와 비슷하지만 두 가지 면에서 더 자유롭다. 첫째, 납입 원금 범위 내에서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둘째,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없어 100% ETF로 운용할 수 있다. 다만 퇴직금을 연금저축에 직접 이체해서 퇴직소득세 과세이연 혜택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 퇴직금 재원은 반드시 IRP를 통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추가 납입(세액공제 연 600만원)과 ISA 이관 자금 등을 담는 용도로 활용한다. 연금저축과 IRP의 차이,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는 이 글을 참고할 수 있다.
3년 의무 가입 후 만기 시 비과세 한도(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 내 수익은 비과세,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로 종결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에서도 제외된다. 퇴직금을 직접 ISA에 넣는 것은 구조상 불가능하고, IRP에서 운용한 자금을 나중에 ISA로 이동하는 것도 불가하다. 다만 퇴직금 중 일부를 일반 계좌로 받은 자금을 ISA에 납입해 운용하는 방식은 가능하다. ISA는 만기 후 연금계좌로 이관하면 이관액의 10%(최대 300만원) 추가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ISA 계좌 활용법은 이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가장 익숙하고 안전하다. 원금 보장에 예금자보호(5,000만원 한도)까지 적용된다. 단점은 두 가지다. 이자소득에 15.4% 세금이 즉시 부과되고,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현재 연 3~4% 수준의 정기예금 이자는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이 거의 없다. 퇴직금 전부를 예금에 넣는 것은 절세 측면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동일하게 1억원을 10년간 운용한다고 가정했다. 비교를 단순화하기 위해 IRP·연금저축은 연 7% 수익, 예금은 연 3.5%로 계산했다. 실제 수익률은 운용에 따라 달라진다.
| 계좌 | 수익률 가정 | 10년 후 세전 | 세금 | 10년 후 세후 |
|---|---|---|---|---|
| 일반 예금 | 3.5% (매년 과세) | 약 1억 3,388만원 | 매년 15.4% | 약 1억 3,388만원 |
| ISA + ETF | 7% | 약 1억 9,672만원 | 938만원(9.9%) | 약 1억 8,734만원 |
| IRP + ETF | 7% | 약 1억 9,672만원 | 532만원(5.5%) | 약 1억 9,140만원 |
IRP와 예금의 10년 후 차이가 약 5,752만원이다.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차이는 더 커진다.
단, 이 시뮬레이션에서 IRP의 세금(532만원)은 운용수익에 대한 연금소득세(5.5%)만 포함했다. 퇴직금 원금에 붙는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퇴직금 규모에 따라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정확한 비교는 국세청 홈택스의 퇴직소득세 계산기나 증권사 IRP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퇴직 직후 (55세 미만)
| 용도 | 계좌 | 금액 |
|---|---|---|
| 퇴직금 전액 IRP 이체 | IRP | 1억원 |
| 별도 추가 납입(세액공제) | IRP·연금저축 | 연 900만원 한도 |
| 비상금·생활비 | 예금·파킹통장 | 퇴직금과 별도 마련 |
퇴직금은 처음부터 전액 IRP로 이체한다.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퇴직금 외의 예금이나 별도 자산에서 충당하는 게 이상적이다. 퇴직금을 IRP에 넣고 생활이 어렵다면,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중도 인출을 고려한다.
퇴직 직후 (55세 이상)
| 용도 | 계좌 | 금액 |
|---|---|---|
| 퇴직금 대부분 IRP 이체 | IRP | 7,000만원 |
| 생활비 3~5년치 | 예금·파킹통장 | 3,000만원 |
| 연금 수령 즉시 개시 | IRP | 최소 금액(1만원)이라도 시작 |
55세 이상이라면 IRP 이체 후 즉시 연금 수령을 개시해 수령 연차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 생활비로 쓸 금액만 인출하면 되고, 나머지는 계속 IRP 안에서 과세이연으로 운용된다.
퇴직금이 소규모(3,000만원 이하)인 경우
IRP 의무 이체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고, 퇴직소득세 자체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IRP보다 ISA와 연금저축의 조합이 유연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1단계: 퇴직 전에 IRP 계좌를 개설해둔다(퇴직 후 바로 받는 것보다 미리 준비).
2단계: 퇴직금을 IRP로 이체 신청한다. 일반 통장으로 수령하면 나중에 IRP로 이전하기 어렵다.
3단계: ISA 만기가 있다면 60일 이내에 연금계좌로 이관하는 것도 함께 검토한다.
4단계: 당장 필요한 생활비는 퇴직금과 별도 예금에서 조달한다.
5단계: 55세 이상이라면 IRP 이체 후 최소 금액으로라도 연금 수령을 개시해 수령 연차를 시작한다.
은퇴 후 IRP·연금저축·ISA 등 절세 계좌를 어떤 순서로 꺼내 써야 하는지는 이 글을 참고할 수 있다.
Q. IRP에 넣으면 투자를 직접 해야 하나요? 그렇다. IRP는 원금 보장 상품(예금)부터 ETF·펀드까지 직접 운용해야 한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기본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초저금리 예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위험자산 한도(70%) 안에서 S&P500 ETF나 채권 ETF 등을 조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Q. IRP와 연금저축을 둘 다 가입해야 하나요? 퇴직금을 담는 용도라면 IRP가 필수다. 연금저축은 퇴직금과 별도로 매년 추가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는 용도다. 연금저축은 중도인출이 자유롭고 위험자산 한도가 없어, 추가 납입분은 연금저축에 먼저 담고 나머지를 IRP에 넣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Q. 퇴직소득세가 얼마나 나오나요? 근속연수와 퇴직금 규모에 따라 다르다. 20년 근무에 퇴직금 1억원이라면 수백만원 수준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세 계산기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Q. IRP를 55세 전에 해지하면 어떻게 되나요? 세액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에 16.5% 기타소득세가 추징된다. 퇴직금 원금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 전액이 부과된다. 중도 해지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
퇴직금은 한 번의 결정이 수십 년을 좌우한다. 핵심은 단순하다. 퇴직 전 IRP를 개설하고, 퇴직금은 처음부터 IRP로 받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서 받는다. 이 세 단계만 지켜도 퇴직소득세를 30~50%까지 줄이고, 운용수익의 과세이연으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금에 그냥 넣어두는 것은 세금을 가장 많이 내면서 수익률도 가장 낮은 선택이다.
이 글은 2026년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퇴직소득세는 개인의 근속연수·퇴직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계산은 국세청 홈택스 또는 세무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해랑에셋입니다. 10년 장기 투자 프로젝트의 마흔 번째 날이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8월 10일…
아파트를 팔 때 양도소득세 계산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항목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입니다. 공제율이 최대 80%까지 올라가는데, 어떤…
배우자가 출산했다. 회사에 알렸고, 출산휴가도 썼다. 그러면 끝인 줄 알았다. 아니다. 그 휴가 기간에 해당하는…
💡 오늘의 명언 "바닥에서 사려고 애쓰지 마라. 그것은 바보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대신 가치보다…
26년 직장 생활 중 중소기업에서 일한 기간이 있었다. 당시 누군가 이 제도를 알려줬다면 5년간 매년…
《부의 추월차선》에서 엠제이 드마코는 묻는다. “당신은 서행차선에서 40년을 보낼 것인가?” 팀 페리스는 2007년에 같은 질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