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를 리뷰하면서 롭 무어의 핵심 메시지 —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 시간과 자원을 레버리지해서 최소 노력으로 최대 결과를 만들어라 — 를 소개했다. 그런데 《레버리지》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의 책이라면, 이 책은 한 발 더 근본으로 파고든다. “돈이란 무엇인가, 왜 어떤 사람은 벌고 어떤 사람은 못 버는가.” 원제는 Money: Know More, Make More, Give More. 2018년 국내에 《머니》로 처음 출간됐다가 2024년 리커버 특별판으로 《부의 속성》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롭 무어 본인이 “《레버리지》를 한 번 더 뛰어넘는 책”이라고 소개한 자신의 대표작이다.
어떤 책이냐
저자 롭 무어(Rob Moore)는 영국 출신 기업가이자 투자자다. 대학 시절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하고 5만 파운드의 빚더미 속에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가, 부동산 투자와 레버리지 전략을 터득해 불과 3년 만에 백만장자가 됐다. 현재 영국 최대 부동산 교육 기업 프로그레시브 프로퍼티를 포함해 8개 사업체를 운영 중이고, 자기 자본 한 푼 없이 500채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그가 수백 명의 자수성가 백만장자를 만나며 연구한 “부의 법칙”을 집대성한 것으로, 부의 철학·시스템·프레임·법칙·도구를 6개 파트로 나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BBC 격찬, 세스 고딘 추천까지 받은 책이다.
부의 철학 — 돈에 대한 편견이 가난의 시작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또 가장 중요한 파트가 여기다. 롭 무어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된다”, “자본주의는 불공정하다” 같은 사회적 통념이 사실 가난을 정당화하는 자기합리화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부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자를 도덕적으로 의심하는 순간, 그 사람은 이미 부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돈의 속성》에서 김승호가 “돈을 인격체로 대하라”고 한 것과 결이 비슷하다. 다만 롭 무어는 여기서 훨씬 더 공격적이다. “부자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 이 문장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부의 시스템 — 자본주의의 룰을 먼저 이해하라
롭 무어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대신 그 룰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쪽을 택한다. 돈의 목적과 성격, 공정한 가격 책정의 원리, 미시경제와 개인경제의 차이 — 이 개념들을 실용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지속 가능한 부의 형성” 챕터에서 그는 일회성 소득(노동소득)과 반복 가능한 소득(자산소득·사업소득)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부의 추월차선》에서 MJ 드마코가 “느린 차선(직장) vs 추월차선(사업·투자)”으로 나눈 것처럼, 롭 무어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접근법은 더 실용적이다. “지금 당장 가격을 10% 올려라”, “수익 모델부터 설계하라” 같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곳곳에 들어있다.
부의 프레임 — 자존감이 순자산을 결정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의외의 챕터다. 롭 무어는 돈과 자존감의 관계를 정면으로 다룬다. “자존감이 낮으면 돈을 벌어도 부를 지키지 못한다” — 이 명제를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가치를 낮게 책정하는 사람은 서비스 가격도 낮게 매기고, 협상에서도 밀리고, 번 돈을 감정적 소비로 날린다는 것이다. 감정을 지배해야 돈을 지배한다는 주장은 《레버리지》에서도 강조됐던 테마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자존감과 순자산의 직접적 상관관계로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포인트
롭 무어가 “당신은 정확히 당신 가치만큼 번다”고 쓴 챕터가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는다. 시장은 냉정하게 각자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가격을 매긴다. 그러므로 소득을 높이고 싶다면 제공하는 가치를 먼저 높여야 한다 — 뻔하게 들리지만, 이 논리를 자존감·가격 책정·네트워킹·레버리지와 일관된 체계로 연결해낸 점이 이 책의 진짜 강점이다. 롭 무어의 책들은 각각 다른 각도에서 같은 핵심을 반복하는데, 이 책은 그 핵심이 가장 넓은 시야로 펼쳐지는 책이다.
다소 아쉬운 점 — 비판적으로 봐야 할 지점들
첫째, 분량이 방대하고 중복이 많다. 《레버리지》를 읽은 독자라면 상당 부분에서 “이 이야기 또 나오네” 싶은 느낌을 받는다. 롭 무어 특유의 반복 강조 스타일이 이 책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둘째, 부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과 구조적 불평등을 무시하는 것 사이의 경계가 흐릿하다. “부자가 나쁘다는 편견을 버려라”는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출발선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고려는 이 책에서 거의 없다. 개인의 마인드셋을 강조하는 방식이 구조적 문제를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셋째, 영국 부동산 시장을 기반으로 한 사례들이 많아 한국 독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원칙은 보편적이지만 구체적 사례는 맥락 차이가 있다.
누구한테 추천하나
- 《레버리지》를 재미있게 읽고 롭 무어의 철학을 더 깊이 파고싶은 독자
- 돈에 대해 막연한 죄책감이나 거부감이 있어서 돈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
- 소득은 있는데 자산이 쌓이지 않는 이유를 마인드셋 관점에서 점검하고 싶은 독자
- 사업이나 자영업을 준비 중인데 가격 책정과 수익 모델 설계를 어디서부터 생각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 자기계발 + 재테크를 동시에 다루는 책을 찾는 독자
총평
롭 무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는다면 《레버리지》 다음에 이 책이다. 《레버리지》가 시간과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다룬다면, 이 책은 그 전제가 되는 “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다룬다. 두 책을 함께 읽으면 롭 무어가 설계한 부의 시스템 전체가 그려진다. 《돈의 속성》이 한국식 부의 철학이라면, 이 책은 영국식 부의 철학이다. 둘 다 읽고 나면 공통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된다. ★★★★☆ (5점 만점에 4점).
이 리뷰는 해당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과 분석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법에 대한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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