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서 지금까지 다룬 책들은 대부분 “무엇을 사고, 어떻게 모으고, 언제 팔 것인가”를 다뤘다. 그런데 이 책은 투자 기법이나 자산 배분 얘기가 아예 없다. 대신 묻는다. “그 모든 전략을 실행할 강한 멘탈을 당신은 갖고 있는가.” 1천만 부가 팔린 《보도 섀퍼의 돈》의 저자가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데, 이번엔 돈이 아니라 멘탈 그 자체를 정면으로 다룬다.
어떤 사람이고, 어떤 책이냐
저자 보도 섀퍼는 독일 출신의 머니 코치이자 경영 컨설턴트다. 그가 쓴 책들의 이력이 화려한데, 《보도 섀퍼의 돈》은 750만 부,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300만 부, 《보도 섀퍼의 성공전략》은 150만 부 이상 팔리며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그런데 정작 저자 본인의 출발점은 화려하지 않았다. 26세에 신용파산자였다는 거다. 빚더미에 눌려 있던 그가 멘탈 코치를 만나면서 가치관 자체가 바뀌었고, 결국 30세에 자산의 이자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밑바닥에서 다시 일어선 저자 본인의 경험과, 글로벌 리더와 CEO, 슈퍼리치들을 직접 만나며 관찰한 성공 사례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멘탈 연금술사’라고 부른다. 시련을 겪고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그 시련을 자산으로 바꿔낸 사람들이라는 거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출간되면서, 전 세계인의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책으로 화제가 됐다.
멘탈 연금술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제목이자 핵심 개념은 ‘연금술’이라는 비유에 있다. 중세 연금술사들이 평범한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려 했던 것처럼, 멘탈 연금술사는 시련과 고통, 실패라는 평범한(혹은 부정적인) 재료를 황금 같은 성취로 바꿔내는 사람이라는 거다. 저자는 이렇게 단언한다. “부자와 빈자, 성공과 실패,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결정적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멘탈이다.”
이 정의가 흥미로운 건, 실력이나 운, 재능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런 요소들이 분명 어느 정도 성공으로 이끈다고 인정한다. 다만 그 성공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지 못하면, 꿈과 목표는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하룻밤 꿈에 불과해진다는 거다. 결국 실력과 운을 끝까지 밀고 나가게 만드는 동력이 멘탈이라는 얘기다.
버티는 자가 이긴다 — 1장의 메시지
책의 1장은 ‘버티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간다 해도, 삶은 결코 수월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당신은 점점 이기기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인생의 난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난관을 헤쳐온 사람이 점점 더 단단해진다는 거다.
이 부분에서 인상 깊었던 건 ‘루틴’에 대한 강조다. 저자는 “루틴을 가진 사람은 실패할 틈이 없다”고 단언하는데, 의지력이나 동기부여처럼 변덕스러운 것에 기대지 말고, 매일 반복되는 구조를 만들어두면 그 구조 자체가 버티는 힘이 된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이 블로그에서 다뤘던 《주식투자의 기쁨》에서 후지모토 시게루가 매일 새벽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70년 가까이 시장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같은 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두려움의 용을 쓰러뜨려라 — 2장의 메시지
2장은 두려움을 다루는 법에 집중한다.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가 직설적이다. 두려움과 불안은 절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니,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말고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법을 익히라는 거다. 두려움을 적이 아니라 동행자로 삼은 사람이 누구보다 더 높이, 더 멀리 간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와닿았던 대목이 책임에 대한 기준이었다.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의 기준은 책임이다. ‘이 결정을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예스라는 답이 나오면, 그것이 곧 당신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다.”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는 강박 대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인지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이 조언이, 투자 의사결정에도 그대로 적용될 법한 실용적인 원칙으로 느껴졌다.
세상 모든 장애물을 황금으로 만들어라 — 3장의 메시지
3장에서는 고통과 장애물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사고법을 다룬다. 저자는 “고통 뒤에는 금광이 숨겨져 있다”고 표현하는데, 시련 자체를 미화하는 게 아니라, 그 시련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거다. “무엇이 어려운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어려움은 두려움의 막연한 대상이 아니라 극복 가능한 구체적 대상이 된다”는 문장도 같은 맥락이다.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문제로 쪼개는 순간, 그 불안은 다룰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뀐다는 거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책에서 가장 오래 곱씹게 된 구절은 “부정적인 것들은 얻기 쉽다. 늘 당신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들은 얻기가 어렵다. 늘 당신이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였다. 걱정과 불안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찾아오지만, 긍정적인 태도나 좋은 기회는 내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이 비대칭성이 단순하면서도 묵직하게 다가왔다.
또 하나, “걱정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라는 문장도 인상적이었다. 걱정을 마치 외부에서 나를 덮치는 존재처럼 느끼기 쉬운데, 사실 걱정은 내가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행위라는 관점의 전환이 신선했다.
다소 아쉬운 점
다만 이 책을 읽을 때 감안해야 할 부분도 있다. 저자의 이전 책들이 구체적인 재테크 기법과 투자 전략을 같이 다뤘던 것과 비교하면, 이 책은 철저히 마인드셋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 액션 플랜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는 “정신승리만 강조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추상적인 동기부여 메시지의 비중이 크다.
또한 책 전체에 걸쳐 성공한 인물들의 사례가 풍부하게 등장하긴 하지만, 이런 자기계발서 특유의 구조상 “이렇게 생각하면 성공한다”는 인과관계가 다소 단순화돼 보이는 대목도 있다. 멘탈만으로 모든 결과가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누구한테 추천하나
- 투자나 사업에서 반복적으로 좌절하고 포기하는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한테 추천한다. 전략보다 멘탈이 먼저 무너지는 경우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다.
- 큰 시련을 겪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시기에 있는 사람한테도 위로와 동력이 될 수 있는 책이다.
- 다만 구체적인 투자 기법이나 실전 전략을 원한다면 이 책보다는 저자의 전작 《보도 섀퍼의 돈》이나 이 블로그에서 다룬 다른 실전형 투자서를 먼저 읽는 걸 추천한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마인드를 다지는 책이다.
총평
별점은 5점 만점에 3.5점. 화려한 투자 공식이나 새로운 통찰은 없다. 그런데 그 단순한 메시지, “버텨라, 두려움을 다뤄라, 장애물을 자산으로 바꿔라”를 26세 신용파산자에서 시작한 저자 본인의 이야기와 함께 읽다 보면, 머리로는 알던 얘기가 다르게 다가온다.
투자든 인생이든 결국 끝까지 버틴 사람이 이긴다는 건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반복된 메시지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엔 그 버티는 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좀 더 집중한 책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개인적인 독서 후기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 하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