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ISA를 개설했다가 ETF나 주식 직접 투자를 위해 증권사 중개형으로 옮기고 싶은 경우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전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한 가지 핵심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ISA는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계좌 안에 예금이나 펀드가 있어도 그 상품 그대로는 옮길 수 없고, 반드시 모두 현금화한 뒤 현금으로만 이전해야 한다. 이 점을 모르고 진행하면 예상치 못한 손실이 생길 수 있다.
ISA 3가지 유형 — 내 계좌가 어떤 유형인지 먼저 확인하자
ISA는 운용 방식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신탁형: 은행에서 주로 취급한다. 본인이 직접 운용하지만 예금·펀드·ETF·채권 정도가 투자 대상이고 국내 주식 직접 매매는 불가능하다. 연 0.1~0.2% 수준의 신탁보수가 발생한다. 은행과 증권사 모두 개설 가능하다.
일임형: 전문가(금융기관)에게 운용을 맡기는 방식이다. 연 0.3~0.8%의 비교적 높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은행과 증권사 모두 개설 가능하다.
중개형: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국내 상장 주식·ETF·채권·리츠·펀드를 주식 계좌처럼 직접 거래할 수 있다. 별도 계좌 보수가 없고 거래 수수료만 발생한다. 2025년 기준 ISA 전체 가입자의 약 80%가 중개형을 선택했다.
은행에서 가입했다면 신탁형이나 일임형일 가능성이 높다. ETF·주식을 직접 거래하고 싶어서 중개형으로 옮기려는 경우가 많다.
이전이 가능한 경우와 주의해야 할 경우
이전이 가능한 경우: 의무 가입 기간(3년)이 남아 있어도, 이미 충족했어도 이전 자체는 언제든 가능하다. 이전 시 최초 가입일부터의 기간·납입 이력·비과세 혜택이 모두 유지된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 계좌에 만기 전 정기예금이 담겨 있다면, 중도해지 시 약정이율이 아닌 중도해지 이율(통상 0.5~1% 수준)이 적용된다. 환매수수료가 있는 펀드를 보유 중이라면 수수료 면제 시점까지 기다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이미 계좌 만기가 지난 경우에는 이전이 불가능하다. 만기 연장은 만기일의 3개월 전부터 만기 전 영업일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
이전 신청 절차 — 이전받을 증권사에서 신청한다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이전 신청은 기존 은행에서 하는 게 아니라 이전받을 증권사에서 한다. 이 점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1단계 — 현금화 준비: 은행 ISA 앱에서 보유 상품 현황을 확인한다. 정기예금 만기일, 펀드 환매수수료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현금화 계획을 세운다. 손실이 크다면 만기나 수수료 면제일까지 기다리는 쪽이 낫다.
2단계 — 현금화 실행: 펀드 환매, 예금 해지 등으로 계좌 내 모든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한다. 결제일(T+2 등)이 있으므로 현금화 완료까지 영업일이 소요된다. 현금화 결제가 완료된 뒤 이전 신청이 가능하다.
3단계 — 이전용 계좌 개설: 이전받을 증권사 앱에서 **’ISA 이전 개설’**로 계좌를 만든다. 일반 신규 개설이 아니라 반드시 ‘이전’용으로 개설해야 기존 가입 기간과 납입 이력이 승계된다.
4단계 — 이전 신청: 이전용 계좌 개설 후 같은 앱에서 이전 신청서를 작성한다. 기존 은행명과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5단계 — 기존 은행 의사 확인: 신청 익영업일 이내에 기존 은행에서 이전 의사를 확인하는 연락(녹취 통화)이 온다. 이 연락을 놓치면 이전이 진행되지 않으니 꼭 응답해야 한다.
6단계 — 이전 완료: 은행에서 증권사 ISA 계좌로 현금이 입금되면 이전이 완료된다. 현금화 완료 후 신청 기준으로 통상 3~5 영업일 내 완료된다.
주요 증권사(키움·미래에셋·신한투자·삼성·한국투자·NH투자 등)는 모두 앱에서 비대면으로 이전 신청이 가능하다. 앱 내 검색창에 ‘ISA 이전’ 또는 ‘계좌 이동’으로 검색하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정확한 메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전 시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실물이전은 불가능하다. 연금계좌(IRP·연금저축) 간에는 실물이전이 가능하지만, ISA는 다르다. 계좌 내 모든 상품을 현금화한 뒤에만 이전이 가능하다.
납입 한도는 리셋되지 않는다. 기존 은행 ISA에 쌓인 납입 이력이 그대로 이전된다. 예를 들어 3,000만원을 납입한 상태라면 이전 후에도 잔여 한도(7,000만원)만 사용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은 최초 가입일 기준으로 유지된다. 이전한 날로 리셋되지 않는다. 2022년 3월에 처음 가입했다면 이전 후에도 2022년 3월 기준으로 의무 가입 기간이 계산된다.
중개형으로 이전해도 예금은 담을 수 없다. 증권사 중개형 ISA에는 예금을 편입할 수 없다. 예금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고 주식·ETF 투자 의사가 없다면 이전보다 은행 ISA 유지가 나을 수 있다.
ISA → 연금계좌 이전(연금전환)과 혼동하지 말자. ISA 만기 해지 후 IRP·연금저축으로 자금을 이전하면 이전 금액의 10%(최대 300만원)를 추가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이건 ‘금융기관 간 ISA 계좌 이전’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연금 전환은 ISA 만기 해지 후 60일 이내에 ‘연금전환서비스’를 통해 진행해야 하며, 일반 계좌이체로 넣으면 인정되지 않는다. IRP와 연금저축의 차이와 활용법은 이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이전 vs 해지 후 재가입 — 어느 쪽이 유리한가
의무 가입 기간 3년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면 이전을 선택해야 한다. 해지 후 재가입하면 의무 가입 기간 3년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된다. 이전하면 기존 기간이 유지된다.
비과세 한도를 이미 소진했다면 해지 후 재가입을 검토할 수 있다. 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의 비과세 한도를 다 채웠다면 이전해도 새 한도가 생기지 않는다. 해지하고 새로 개설하면 비과세 한도가 리셋된다.
| 항목 | 이전 | 해지 후 재가입 |
|---|---|---|
| 가입 기간 | 최초 개설일 기준 유지 | 재가입일부터 새로 시작 |
| 납입 이력 | 기존 납입액 승계 | 리셋(새 한도 부여) |
| 비과세 한도 | 기존 잔여 한도 사용 | 새로운 한도 부여 |
| 적합한 경우 | 의무기간 미충족 / 납입 이력 많을 때 | 의무기간 충족 + 비과세 한도 소진 시 |
ISA를 직장인과 은퇴자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는 이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해뒀다.
자주 묻는 질문
이전 후 비과세·저율과세 혜택은 유지되나요? 유지된다. 이전은 해지가 아니므로 혜택이 사라지지 않는다. 단, 3년 의무 기간 전에 이전이 아닌 해지를 하면 과세특례 세액이 추징된다.
은행에서 서민형으로 가입했는데 이전 후에도 유지되나요? 이전 시 서민형 자격이 그대로 승계된다. 서민형 가입 조건은 총급여 5,000만원 이하(근로소득자)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다. 다만 만기 연장 시점에 소득이 이 기준을 초과했다면 일반형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때 세제혜택 적용 시점이 만기 연장일이 아니라 최초 계약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구조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소득 증가가 예상된다면 해지해서 서민형 비과세 한도(400만원)를 한 번 챙기고, 이후 일반형으로 재가입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
이전 후 다른 증권사로 또 옮길 수 있나요? 가능하다. 다만 마찬가지로 실물이전이 불가능해서 ETF 등을 모두 매도한 뒤 현금화 상태에서 다시 이전 신청해야 한다.
ISA 만기금을 연금저축·IRP로 이전할 때도 실물이전이 불가능한가요? 맞다. ISA 만기금을 연금계좌로 이전할 때도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현금화된 금액을 연금전환서비스를 통해 이전해야 하고, 만기 해지 후 60일 이내에 완료해야 추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전 신청 중 취소할 수 있나요? 기존 은행의 의사 확인 단계까지는 취소 가능하다. 의사 확인 시 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하면 취소된다. 현금 송금이 시작되면 취소가 어렵다.
마무리
은행 ISA를 증권사 중개형으로 이전하는 것은 절차만 알면 어렵지 않다. 핵심은 세 가지다.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니 먼저 현금화할 것, 이전 신청은 기존 은행이 아닌 이전받을 증권사에서 할 것, 그리고 의무 가입 기간이 남아 있다면 해지가 아닌 이전을 선택할 것. 다만 현금화 과정에서 예금 중도해지나 펀드 환매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전 전에 보유 상품의 손실 여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하는 게 좋다. ISA 계좌를 직장인·은퇴자 입장에서 어떻게 적극 활용할 수 있는지는 이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이 글은 2026년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ISA 관련 세제·절차는 금융사와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이전 전 가입 금융사와 이전받을 증권사에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