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가 “일시금으로 받을까, IRP로 받아서 연금으로 나눠 받을까”다. 같은 퇴직금이라도 수령 방식에 따라 세금 차이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두 방식의 세금 구조를 정확히 비교하고, 2026년부터 새로 바뀐 부분까지 정리해본다.
일시금 vs IRP 연금 — 핵심 차이
| 구분 | 일반 계좌 일시금 수령 | IRP 연금 수령 |
|---|---|---|
| 세금 납부 시점 | 수령 즉시 | 연금 수령 시까지 이연 |
| 적용 세금 | 퇴직소득세 전액 | 퇴직소득세 감면 후 납부 |
| 감면 혜택 | 없음 | 30~50% 감면 |
| 운용 중 과세 | 해당 없음(이미 수령 완료) | IRP 안에서는 과세 이연 |
| 건강보험료 | 일반 계좌 운용 시 금융소득 합산 위험 | 사적연금 수령액은 건보료 산정 대상 아님 |
| 유연성 | 즉시 사용 가능 | 55세 이후 수령 가능 |
핵심 원칙은 이거다. 퇴직금은 IRP 계좌로 받는 게 세금 면에서 거의 항상 유리하다. 이것만 지켜도 퇴직소득세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나중에 급하면 법정 사유에 따라 중도 인출도 가능하지만, 처음부터 일반 계좌로 받으면 이 감면 혜택 자체가 사라진다.
퇴직소득세 감면 — 2026년부터 3단계로 확대됐다
IRP로 퇴직금을 받은 뒤 연금으로 수령하면, 실제 연금 수령 연차에 따라 퇴직소득세가 단계적으로 감면된다. 여기서 짚어야 할 중요한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10년차까지 30%, 11년차 이후 40%를 감면하는 2단계 구조였는데, 2026년 1월 1일 이후 연금 수령분부터 21년차 이상 구간이 신설되어 3단계 구조가 됐다.
| 실제 연금 수령 연차 | 퇴직소득세 감면율 |
|---|---|
| 1~10년차 | 30% 감면 |
| 11~20년차 | 40% 감면 |
| 21년차 이상(2026년 신설) | 50% 감면 |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이 감면율은 “연금을 받을 자격이 생긴 시점”이 아니라 “실제로 연금 수령을 시작한 시점”부터 카운트되는 실제 수령연차 기준이다. 그래서 55세가 되면 당장 큰 금액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법이 정한 최소 금액(연 1만 원 등)이라도 일단 연금 수령을 시작해두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1년차부터 카운트가 시작돼 11년차(40% 감면), 21년차(50% 감면) 구간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추가로 2026년부터 ‘종신 수령 계약’이라는 옵션도 새로 도입됐다. 종신 형태로 연금을 받기로 선택하면 나이와 관계없이 일괄 3%라는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오래, 그리고 종신 형태로 받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
운용 중 과세 이연 효과도 있다. IRP 계좌 안에서 운용하는 동안에는 이자·배당·ETF 매매 수익에 즉시 세금이 붙지 않는다. 퇴직소득세 감면과 과세 이연 효과가 합쳐지면 절세 효과는 더 커진다.
실제 계산 — 퇴직금 3억 원, 근속 25년 기준
퇴직금 3억 원, 근속 25년을 기준으로 일시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를 직접 계산해봤다.
- 근속연수공제: 600만 원 + (25−20)×10만 원 = 650만 원
- 환산소득: (3억 원−650만 원)÷25×12 = 약 1억 4,088만 원
- 환산소득공제(40%): 약 5,635만 원
- 과세표준: 약 8,453만 원(8,800만 원 이하 구간, 세율 24%, 누진공제 576만 원 적용)
- 산출세액: 약 1,453만 원
- 최종세액(근속연수 환산): 약 3,026만 원
- 지방소득세 포함 최종: 약 3,329만 원
이 금액을 기준으로 IRP 연금 수령 시 감면 효과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 수령 방식 | 세금 |
|---|---|
| 일시금 수령 | 약 3,329만 원 |
| IRP 연금, 1~10년차(30% 감면) | 약 2,330만 원 |
| IRP 연금, 11~20년차(40% 감면) | 약 1,997만 원 |
| IRP 연금, 21년차 이상(50% 감면) | 약 1,665만 원 |
일시금 수령과 비교하면, 21년차 이상까지 길게 나눠 받을 경우 최대 약 1,665만 원까지 절세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수치는 단순화한 예시이며, 실제 세액은 개인의 근속연수와 퇴직금 규모, 기타 소득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금액은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세 계산기나 세무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수령 기간 설계 — 몇 년에 나눠 받는 게 좋을까
55세에 IRP 연금 수령을 시작해서 75세까지 20년에 걸쳐 받으면 40% 감면 구간을 적용받고, 76세 이후(21년차 이상)까지 늘리면 50% 감면 구간까지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수령 기간을 길게 가져갈수록 연간 수령액은 줄어들고, 그만큼 다른 소득과의 합산 관리가 중요해진다. 여기서 핵심 기준선이 있다.
연간 사적연금 수령액(세액공제분+운용수익 합산)이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기준은 2024년부터 적용된 것으로, 그 이전의 1,200만 원 기준을 다루는 오래된 자료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1,500만 원을 초과해도 16.5% 분리과세와 종합소득세 신고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고, 다른 소득이 없다면 종합신고가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참고로 이연퇴직소득(퇴직금 본체)에서 나오는 연금소득은 이 1,500만 원 합산 기준과 무관하게 별도로 분리과세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1,500만 원 기준은 세액공제를 받은 개인부담금과 그 운용수익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IRP 연금 수령 절차
- IRP 계좌 개설: 퇴직 전 미리 증권사·은행에서 개설해둔다.
- 퇴직금 이체: 회사에 IRP 계좌번호를 사전 제출한다.
- IRP 내 운용: ETF·적격 TDF·예금 등으로 55세까지 운용한다.
- 55세 이후 수령 신청: 수령 기간과 금액을 설정한다.
- 감면 세율 적용: 실제 수령 연차에 따라 30~50% 감면된 퇴직소득세를 납부한다.
퇴직금이 일단 일반 계좌로 입금된 뒤 IRP로 옮기면, 이미 원천징수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퇴직 전 IRP를 미리 개설하고 계좌번호를 인사팀에 제출해두는 게 핵심이다.
건강보험료 영향
여기서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IRP·연금저축 같은 사적연금에서 받는 연금소득은 수령액 규모나 과세 방식(분리과세든 종합과세든)과 무관하게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건강보험료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별정우체국연금 등 5대 공적연금소득에만 부과되고, 민간 금융기관의 사적연금(IRP, 연금저축)에는 아직 부과되지 않는다.
실제로 같은 총 연금소득이라도 재원에 따라 건보료 부담이 크게 갈린다. 예를 들어 월 200만 원의 연금소득이 전액 국민연금인 사람은 200만 원 전체가 건보료 부과 대상 소득으로 잡히는 반면(이 중 50%만 소득으로 인정), 국민연금 100만 원과 퇴직연금(IRP) 100만 원을 나눠 받는 사람은 국민연금 100만 원에 대해서만 건보료가 매겨진다. 총소득은 같아도 국민연금 비중이 클수록 건보료 부담이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사적연금이 연 1,500만 원을 초과해서 종합과세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적연금과 국민연금은 애초에 과세 단위 자체가 분리되어 있고 금액도 합산되지 않는다. 사적연금을 종합과세로 신고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소득세법상 종합소득세 신고 절차이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와는 별개다. 즉 1,500만 원을 넘겨 종합과세를 선택했다고 해서 그 사적연금 소득이 갑자기 건보료 산정에 새로 포함되는 건 아니다.
다만 퇴직금을 IRP가 아닌 일반 계좌로 받아 예금이나 펀드에 운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때 발생하는 이자·배당은 사적연금이 아니라 일반 금융소득으로 분류되어, 연 1,000만 원을 넘으면 건보료 산정에 합산될 수 있다.
| 상황 | 건강보험료 영향 |
|---|---|
| IRP 운용 중(미수령) | 영향 없음(과세 이연 중) |
| IRP 연금 수령(1,500만 원 이하, 분리과세) | 영향 없음 |
| IRP 연금 수령(1,500만 원 초과, 종합과세 선택) | 영향 없음(사적연금은 건보료 부과 대상 자체가 아님) |
|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령 | 연금소득의 50%가 건보료 산정 소득에 반영 |
| 일시금 수령 후 예금 이자 | 연 1,000만 원 초과 시 금융소득으로 건보료 반영 |
| 일시금 수령 후 ETF 분배금 |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건보료 영향 |
종합하면, 건강보험료만 놓고 보면 퇴직금을 IRP로 받아 사적연금으로 수령하는 쪽이 일반 계좌에서 금융소득을 발생시키는 것보다 확실히 유리하고, 이는 수령액이 1,500만 원을 넘기더라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을 함께 받고 있다면, 그 공적연금 수령액의 50%는 별도로 건보료 산정에 반영된다는 점은 꼭 구분해서 이해해야 한다. 사적연금과 공적연금 제도가 이렇게 차등 적용되는 구조 자체가 형평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정확한 개인별 영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현재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다면, 사적연금 자체는 피부양자 소득 기준(연 2,000만 원)에 포함되지 않지만,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포함된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다.
퇴직 전 체크리스트
- IRP 계좌를 퇴직 1~3개월 전 미리 개설하고 계좌번호를 인사팀에 제출한다.
- 퇴직금이 일반 계좌로 입금되면 즉시 원천징수되며, 이후 IRP로 옮겨도 이미 낸 세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한다.
- IRP에 퇴직금이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원리금보장 상품에 자동 편입되는 경우가 많으니, 적격 TDF나 채권 ETF 등으로 직접 운용 상품을 설정한다.
- 55세부터 몇 년에 걸쳐 받을지,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합산 소득이 1,500만 원을 넘지 않는지 미리 계산해본다.
- 국세청 홈택스에서 본인의 예상 퇴직소득세를 미리 확인해, 일시금과 IRP 연금의 절세 효과를 비교해본다.
- 급하게 IRP를 중도 해지하지 않는다. 법정 사유(무주택자 주택구입, 요양, 개인회생·파산, 천재지변 등)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해지는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되고 감면 혜택이 사라진다.
마무리
퇴직금은 일반 계좌가 아니라 IRP로 받는 게 세금 면에서 거의 항상 유리하다. 2026년부터 감면 구조가 30/40/50%의 3단계로 확대되면서, 길게 나눠 받을수록 더 큰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정확한 절세 효과는 개인의 근속연수와 퇴직금 규모에 따라 다르므로, 본인의 정확한 수치로 한 번 계산해보고 수령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이 글은 2026년 1월 시행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실제 세액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국세청 홈택스 계산기 또는 세무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세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