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도 가족법인을 세워 투자하면 절세가 가능한가?” 이 질문을 받는 경우가 꽤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 유리하다.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구조적 차이부터 짚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출발점 — 법인세가 정말 11%인가
이 비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전제가 있다. “법인세 11%”라는 숫자가 내 법인에 실제로 적용되는지 여부다.
2026년 기준으로 일반 법인은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에서 10%(지방세 포함 11%)가 적용된다. 하지만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 법인이라면 이 저율 구간 자체가 사라진다.
- 이자·배당·부동산임대소득 합계가 매출액의 50% 이상
-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
-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가 50% 초과
가족이 주주이고, 해외주식 매매차익·배당이 주된 수입원이며, 직원이 없거나 거의 없는 투자 목적 법인이라면 이 세 가지에 거의 정확히 해당한다. 이 경우 2025년부터 저율 구간(9%)이 삭제되어 최저 세율이 19%로 올랐고, 2026년에는 전 구간이 1%포인트씩 추가 인상되어 최저 세율이 20%(지방세 포함 22%)가 됐다. 가족법인의 금융소득세·건보료 구조를 더 자세히 살펴보려면 이 글을 참고할 수 있다.
즉 이 글에서 다루는 시뮬레이션에서 “법인세 11%”를 적용하려면, 본인 법인이 성실신고확인대상이 아닌 일반 법인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 이 점을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비교 자체가 어긋난다.
개인과 법인의 해외주식 과세 구조
개인 — 22% 단일세율, 건보료 없음
개인이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핵심은 이게 분리과세라는 점이다.
- 연간 수익에서 250만 원을 기본 공제한 뒤 22%(지방세 포함) 단일세율로 끝난다. 수익이 1억 원이든 10억 원이든 세율이 변하지 않는다.
- 금융소득종합과세(2,000만 원 기준)에 합산되지 않는다.
- 건강보험료 산정 소득(종합소득)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피부양자 자격 유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단, 배당금은 성격이 다르다. 해외주식에서 받은 배당금은 금융소득에 합산되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법인 — 낮은 법인세, 하지만 인출 시 2차 세금
법인이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그 수익은 법인의 익금으로 잡혀 법인세가 부과된다. 일반 법인이라면 2억 원 이하 구간에서 11%(지방세 포함)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 법인이라면 22%다.
여기서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법인 통장에 쌓인 돈은 아직 내 돈이 아니다. 실제로 생활비나 개인 자산으로 쓰려면 급여나 배당으로 인출해야 하는데, 이 인출 과정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다시 부과된다.
시뮬레이션 — 해외주식 매매차익 1억 원 실현 시
모든 수익을 최종적으로 개인 주머니로 가져오는 과정까지 추적한다. 이하 법인 시나리오는 일반 법인(법인세 11%) 기준이다.
개인으로 1억 원 수익 실현 시
- 양도소득세: (1억 원 − 기본공제 250만 원) × 22% = 2,145만 원
- 건강보험료 추가 부담: 없음
- 유지 고정비: 없음
- 실수령: 약 7,855만 원
법인으로 1억 원 수익 실현 후 배당으로 인출 시 (일반 법인 가정)
법인세 1,100만 원을 내고 나면 법인에 8,900만 원이 남는다. 이걸 대표이사(본인)에게 배당하면:
- 배당소득 8,900만 원 중 2,000만 원을 넘는 6,900만 원에 대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타 소득이 없어도 해당 구간에서 누진세율(26.4~38.5% 이상)이 적용되어 추가 소득세가 1,500만~1,800만 원 수준이 된다.
- 피부양자 자격이 즉시 박탈되고 지역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 토탈 비용: 법인세 1,100만 원 + 배당소득세 약 1,600만 원 + 건보료 → 최소 3,000만 원 이상, 개인보다 불리
법인으로 1억 원 수익 실현 후 매년 급여 2,000만 원씩 인출 시 (일반 법인 가정)
법인 통장에 남은 돈을 4~5년에 걸쳐 매년 2,000만 원 급여로 분할 인출하는 방법이다.
- 연 2,000만 원 급여는 각종 공제 덕분에 소득세가 사실상 거의 없다.
- 법인 대표이사로 등재되면 직장가입자로 전환되어 급여 기준으로만 건보료가 산정된다. 연 약 150만~170만 원 수준.
- 법인 유지비(세무 기장·결산): 연 약 150만~200만 원.
- 토탈 비용: 법인세 1,100만 원 + 4~5년간 세무 기장료 약 800만 원 + 건보료 약 700만 원 = 약 2,600만 원, 개인과 비슷하거나 약간 불리
| 항목 | 개인 | 법인(일반, 배당 인출) | 법인(일반, 급여 분할) |
|---|---|---|---|
| 1차 세금 | 양도세 2,145만 원(22%) | 법인세 1,100만 원(11%) | 법인세 1,100만 원(11%) |
| 2차 세금 | 없음 | 배당소득세 약 1,600만 원 | 근로소득세 거의 없음 |
| 건보료 | 없음 | 수백만 원(지역) | 약 700만 원(직장, 4~5년) |
| 유지비 | 없음 | 없음 | 약 800만 원(기장료) |
| 토탈 비용 | 2,145만 원 | 3,000만 원 이상 | 약 2,600만 원 |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 법인(22%)이라면 법인세 자체가 2,200만 원으로 올라, 개인의 2,145만 원과 사실상 차이가 없어지면서 2차 세금·유지비까지 더해져 훨씬 불리해진다.
결론 — 단순 은퇴 자금 목적이라면 개인이 훨씬 유리하다
개인의 22% 단일세율 성벽과 건보료 완전 면제 혜택이, 법인의 11% 법인세가 가진 겉보기 매력을 압도한다. 복잡한 법인 설립, 매달 나가는 기장료, 인출할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여기서 다루지 않은 세 가지 위험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첫째, 법인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쌓이면 나중에 청산 시 법인세·소득세가 이중으로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대표이사가 법인 자금을 임의로 쓰면 가지급금(가수금 반대 개념)으로 잡혀 추가 세금과 인정이자 문제가 생긴다. 셋째, 본인 법인이 성실신고확인대상에 해당하면 법인세 22%로, 절세 효과 자체가 거의 사라진다.
그럼에도 법인이 의미 있는 경우
단, 다음 두 가지 목적이라면 검토해볼 수 있다.
수익을 수십 년간 인출하지 않고 법인 안에서 계속 복리 재투자할 때: 법인세 11%(일반 법인 기준)만 내고 나머지 89%를 장기 재투자하는 자본 이득 이연 효과를 극대화할 때만 의미가 있다. 인출을 최대한 미루는 구조여야 한다.
자녀에게 합법적으로 자산을 승계할 때: 자녀를 주주나 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배당으로 합법적으로 분산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자녀 지분 설계 시 자금 출처와 증여세 문제를 별도로 따져야 한다.
개인으로 투자할 때 절세 활용법
법인 없이 개인으로 해외주식을 운용하면서도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 연말 손익통산: 수익 난 종목과 손실 난 종목을 같은 해에 매도하면 서로 상쇄해서 과세 대상 이익을 줄일 수 있다.
- 연도별 분할 매도: 기본공제(250만 원)를 매년 활용하기 위해 차익 실현을 여러 해에 걸쳐 분산한다.
- ISA 계좌 활용: 국내 주식형 ETF나 채권 ETF 등 일부 자산은 ISA 안에 담아 금융소득 합산을 피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주식 직접 투자는 ISA에 담을 수 없다.
- IRP·연금저축 활용: 해외 ETF(국내 상장)를 IRP·연금저축 안에서 운용하면 수익에 즉시 과세되지 않고 수령 시까지 이연된다.
마무리
해외주식 장기 투자는 단순히 “어느 쪽이 세율이 낮은가”가 아니라, 수익을 결국 내 생활비·자산으로 가져오는 전 과정의 토탈 비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직접 은퇴 자금을 운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 법인보다 단순하고 저렴하다. 단, 본인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결정 전에는 세무사와 법인 유형(일반 법인 vs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 법인 해당 여부) 판정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실제 세금은 개인 상황과 법인 구조에 따라 달라지므로, 투자 전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